태어날때부터 쌀밥 먹던 사람은 어디 친구집에 초대받아서 쌀밥이 나오면 아무 느낌이 없다.

맨날 꽁보리밥만 먹다가 어느날부터 갑자기 쌀밥을 먹게 되면 눈알이 뒤집어진다. 스캔들은 그 때 생긴다. 개천룡일수록 스캔들에 주의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빌빌거리며 그저그런 단체의 장으로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요행히 꿈같은 기회가 생겨 자치단체장이나 국회의원 같은 자리를 얻게 되면 그 자리가 자기 자리인지 아닌지는 곧 드러난다.(이카루스의 날개처럼 모든 권력자는 추락하는 지점까지 올라가게 된다) 사람의 밑천은 뻔하다. 맨날 10년된 그랜저 직접 운전하고 맥심모카골드만 타먹다가 갑자기 훈남 비서가 모는 에쿠스가 생기고, 20대 생글생글한 여비서가 아메리카노를 뽑아주고 매일 여기저기 불러주는 데서 일식집 코스요리에 한우 먹고 다니면 정신이 반쯤 나가버린다.

권력의 맛! 아, 취한다.

아랫것들에게 지시를 하니 바로 바로 되네. 호호, 이것봐라. 점점 대담해지고, 밤 10시에 불러내도 종처럼 나오는구나. 호호, 이것봐라. 라면 끓이게 해볼까? 침대로도 불러볼까. 되네. 담배심부름도 될까? 되네. 허허허, 마치 절대반지를 얻은 것 같다. 그의 가족들도 마찬가지다. 내 말 한마디면 다 되지. 우리 남편이 누군지 알아?

원래 좁밥에게는 품위가 없다. 너무 급속하게 신분이 상승하다보니 그런 걸 익힐 기회가 있을리가 없잖아?!! 누가 가르쳐주길 하나. 조언해 줄 선배가 있나.

간혹 품위없음은 소박함으로 보이기도 한다. 자랑스럽게 구멍난 양말을 신고, 머리를 안 감기도 하고 공식석상에 백바지에 골프티를 입고 나타나기도 한다. 아랫동네에 워낙 오래 살다보니 인이 박힌 것이다. 누가 품위없다고 지적하면 마치 자신이 기득권에 저항하는 멋진 지식인이 된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아랫동네에서 놀던 버릇은 집요하다. 벗어날 수가 없다. 치고박고 하던 버릇. 권력을 쥐고 있는 상태에서 단체장, 국회의원의 이름으로 시민을 직접 고소하고(경찰이 누구 편을 들겠냐? 니 편들지 임마), 공중파 TV 기자회견을 하면서 일반인 신분인 시민을 공개망신시키기도 하고 계란 좀 던졌다고 시민을 유치장에 잡어넣기도 한다.

권력자가 일격을 날리면 일개 시민은 반격할 수가 없다.

유치원생을 두들겨패는 고등학생처럼 쪽팔린 일.

권력자의 뇌물이나 성추행, 입시비리, 욕설, 갑질 등의 스캔들이 생겼을 때, 그 사람이 지금까지 쭉 그렇게 살아오다가 어떤 기회로 실체가 드러나게 된 걸까? 아니면 정말 태어나서 정말 딱 한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 게 우연히 걸린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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